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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암사

울/park eul soon 2010-04-13 17:50:4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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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이 힘들거나 외로울 때가 있다.
완주군 불명산(佛明山·428m) 자락에 자리 잡은 화암사(花巖寺)는
그런 마음이 들 때 찾아가면 좋은 곳이다.
화암사는 큰 사찰도 아니고 화려한 문화재가 있는 곳도 아니지만,
현대 문명의 헛바람을 맞지 않고 오랜 세월 '곱게 늙어 온' 절이기 때문이다.
화암사로 향하는 길은 한적하다 못해 외롭다.
첩첩 산중. 인기척 없는 길에서 한없이 외로운 자연과 대면할 때,
자신의 외로움은 하찮게 느껴지고 묵은 근심은 풀어진다.
화암사를 '나 혼자 가끔씩 펼쳐보고 싶은, 작지만 소중한 책 같은 절'이라고
소개한 안도현 시인도 화암사의 적막을 그리워한다

화암사는 낡고 작고 허름하다.
세월에 부대껴 기둥은 까매졌고, 단청은 희미해졌다.
목어에는 두껍게 먼지가 내려앉았다.
그러나 너무 커서 위압적이지 않고,
화려해서 행인을 주눅 들게 하지도 않는다.

세월에 지치고 늙어가서 더 마음이 가는 절, 그게 화암사다.